
공룡 시대 포유류 어두운 털 덕분에 살아남았다
공룡 시대 포유류 어두운 털 덕분에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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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1억 5000만년 전 초기 포유류들은 어두운 회갈색의 털로 뒤덮여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당시 포유류들이 주로 야행성이었으며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 보호색을 활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 지질대와 벨기에 겐트대 등을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중생대 포유류의 색을 재구성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Science에 14일 공개했다
동물의 색깔은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의사소통 수단이 되기도 하고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위장 기능을 하기도 한다
특히 새들은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지만 포유류는 주로 멜라닌이라는 단일 색소에 의존해 대체로 어두운 색조를 띤다
대신 줄무늬와 반점 같은 털 패턴을 통해 다양한 외형을 가진다
하지만 멸종한 포유류의 털 색깔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거의 없었다
최근 색소를 담당하는 세포소기관인 멜라노솜이 화석 속에서도 보존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구진은 이를 분석해 중생대 포유류의 털색을 복원했다
연구진은 주사전자현미경과 분광 분석을 통해 현대 포유류 116종의 멜라노솜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털 색깔은 멜라노솜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붉거나 노란 털을 가진 동물일수록 멜라노솜이 둥글었고 어두운 갈색이나 검은색 털을 가진 동물일수록 멜라노솜이 길쭉한 형태를 띠었다
연구진은 오늘날 포유동물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멜라노솜의 크기와 형태로 털 색깔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1억 5850만년 전 중생대 후기 쥐라기 때 살던 포유류 화석 6종을 분석한 결과 초기 포유류들은 비교적 크기가 균일하고 타원형에 가까운 멜라노솜을 보유하고 있었다
새로 개발한 모델을 적용하면 당시 털 색깔은 대부분 짙고 균일한 갈색 또는 검은색이었다
현대 포유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줄무늬나 반점 같은 패턴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초기 포유류가 야행성이었다는 기존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쥐나 두더지 박쥐처럼 밤에 활동하는 포유류들은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어두운 털을 가지고 있다
반면 같은 시대 깃털이 있는 공룡이나 익룡들은 다양한 멜라노솜 구조를 가졌다
연구진은 공룡은 구애 행동이나 의사소통에서 시각적 신호를 강조하기 위해 더 다양한 색을 가질 필요가 있었지만 포유류는 야행성 생활을 하면서 색이 화려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멜라닌이 체온 유지와 신체 보호에도 기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멜라닌이 많은 어두운 털은 햇빛을 더 잘 흡수해 체온을 유지하는 데 유리할 수 있고 마찰이나 손상에도 강해 피부를 보호했을 수 있다
연구진은 공룡이 멸종한 백악기-팔레오기 대멸종 사건 이후 포유류가 다양한 서식지에 적응하면서 털 색깔이 다양하게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