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치호 다이어늑대 등 고대 대형 포유류 멸종 원인은 ‘인간’
검치호 다이어늑대 등 고대 대형 포유류 멸종 원인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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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인 1만3000년 전 북미 대륙에는 지금은 사라진 대형 포유류가 살고 있었다.
검치호(검치를 가진 호랑이와 비슷한 고양이과 포유류), 다이어늑대 등이다.
최근 이들 고대 대형 포유류가 기온 상승, 인간이 일으킨 화재 때문에 멸종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A&M대 마이클 워터스 박사를 포함한 고생물학자 12명 연구진은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라
브리어 타르 핏츠(La Brea Tar Pits)에서 나온 화석들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8일자에 발표했다.
라 브리어 타르 핏츠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빙하기 화석 발굴지다.
여기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매머드 화석부터 다이어늑대 뼈 화석이 4000개 이상 나올 정도로 강력한 포식자들의 흔적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학계에서는 수만 년 전 다람쥐, 들소부터 다이어늑대까지 수많은 동물이 이 끈끈한 나르 웅덩이를 지나다가 빠져죽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동물들에게 불운을 가져다 준 이 곳이 현재 과학자들에게는 5만 5000년 전부터 동물들이 어떻게 살았고 멸종됐는지 연구하는 터가 됐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검치호와 다이어늑대 등 대형 포유류들이 왜 멸종했는지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다.
이들이 살았던 신생대 마지막 시기(제4기)에도 인간이 살고 있었지만, 인간 활동이나 기후 변화가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없었다.
화석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약 1만5000년~1만년 전쯤 멸종된 검치호, 미국 사자, 고대 낙타 등을 포함한 대형 포유류 8종의
화석 표본 172개를 방사성 탄소동위원소로 연대측정한 결과 이들 중 7종이 1만3070년~1만2900년 전 사이에 멸종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멸종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라 브리어 웅덩이에 갇혔던 낙타, 들소, 나무늘보, 검치호,
사자 등을 포함한 7개 동물 뼈 169개 연대를 측정했다. 이와 당시 인간 및 대규모 포유류 개체군에 대한 대륙 인구 증가 추이 데이터,
해당 지역의 기후, 꽃가루, 화재 기록을 이용했다. 라 브리어 웅덩이 화석을 분석한 결과와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이 지역에서 대형 포유류가 멸종한 시기와 인간이 활동하던 시기, 기후변화가 나타난 시기가 일치했다.
연구진은 당시 인간은 북미 태평양 연안에
도착해 이들 동물이 멸종되기 전 2000~3000년 동안 함께 살았으며,
당시 인구가 점차 급증하고 활동 범위가 넓어지며 기후가 변화하던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기후가 점차 따뜻하고
건조해지며 노간주나무, 떡갈나무가 풍부했던 초목 환경이 풀과 떡갈나무가 자라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들이 멸종하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은 인간이 낸 화재였다. 로빈 오키프 라 브리어 타르 핏츠 박물관 박사는
“당시 라 브리어 타르 웅덩이 주변은 축축하고 시원해 나무와 포유류가 많이 살았다”며 “하지만 인간 활동이 많아지며
초식 동물이 줄고 산불로 건조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활동과 기후 변화가 합쳐지며
전례 없는 산불이 발생했고 결국 일부 대형 포유류가 멸종하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화석에 남은 과거의 기록이 최근 지구 환경 변화와 흐름이 비슷하지는 않아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린지 에밀리 라 브리어 타르 핏츠 박물관 박사는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 대부분은 마지막
빙하기 말에 멸종되지 않은 대형 포유류들”이라며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일어날 지 모르는 기후 위기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