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바스프가 찍었다 땅에 묻으면 분해되는 고품질 플라스틱
獨 바스프가 찍었다 땅에 묻으면 분해되는 고품질 플라스틱
수명을 다한 플라스틱을 땅에 묻으면 5개월 만에 모두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품질 플라스틱이 개발됐다.
내부에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박테리아(세균)를 넣어 플라스틱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화학 기업인 독일 바스프(BASF)와 손잡고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상용화되지 못한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조너선 포코르스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교수 연구진은 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박테리아
포자를 넣어 땅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내부에 직접 박테리아를 넣는 방법을 찾았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초균(Bacillus subtilis)을 넣어
손쉽고 빠르게 분해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플라스틱을 땅 속에 매립하면 비활성화돼 있던 박테리아 포자가 세포로 바뀌면서 번식해 플라스틱을 빠르게 분해하는 원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노명현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포자는 식물의 씨앗처럼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견디기 위한 형태”라며 “땅 속의 영양분에 의해 다시 세포가 된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분해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 포자를 넣은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열에 강한 고초균을 인공적으로 진화시켰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140도에 달하는 고온 공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가 죽지 않고 살아 남게 하기 위함이다.
포자를 높은 온도에 노출한 후 살아 남은 포자를 선별해 배양하고, 다시 더 높은 온도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열에 저항을 갖게 했다.
이렇게 만든 고초균의 포자는 난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우레탄에 넣었다.
그 결과 땅 속에서 5개월 만에 90% 이상 분해돼 높은 수준의 생분해성을 나타냈다.
폴리우레탄은 물성이 다양해 재활용을 할 수 없어 사용이 끝나면 대부분 매립돼 버려진다.
그러나 자연에서는 거의 분해가 되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으로 여겨진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플라스틱이 지금까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상용화를 막았던 품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연구되고 있으나 품질 저하와 복잡한 분해 과정으로 인해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대부분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강도, 내구성 같은 물성이 떨어져 사용량이 늘지 않고 있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보다도 우수한 품질을 나타냈다.
플라스틱을 굽히거나 비틀어도 형태를 유지하는 힘인 ‘인성(toughness)’은 오히려 37% 증가했다.
노 선임연구원은 “기존에는 생분해성을 높이면 품질이 떨어지고, 품질을 높이면 분해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며
“가령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컵을 만들어도 내구성이 떨어져 상품으로서 가치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의 화학 기업 바스프가 참여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분해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던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달리 경제성 분석까지 함께 이뤄지는 만큼 멀지 않아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노 선임연구원은 “바스프와 함께 경제성 평가와 공정 연구도 함께 진행을 하고 있다”며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상용화를 통해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