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우주 제약 공장 지구 재진입 성공할까
황금알 낳는 우주 제약 공장 지구 재진입 성공할까
세계 최초로 우주로 나간 제약 공장이 지구로 돌아올 날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정부의 안전 규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지만, 관료주의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우주에서 약품을 만들려는 제약사들이 잇따르고 있어 우주 의학, 우주 제약(製藥) 시대가 머지않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의약품 실험 위성, 9월 귀환 일정 훌쩍 넘겨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은 지난달 24일 “지구 상공 500㎞에 있는 작은 우주선이 지구 귀환 허가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우주선은 미국 우주 스타트업인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Varda Space Industries)가 지난
6월 스패아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한 위네바고(Winnebago) 1호이다.
현재 시속 3만㎞에 가까운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
대부분 인공위성이나 무인(無人) 우주선은 임무를 마치면 동력을 끄고 지구 중력에 끌려가 대기권과 마찰해 불탄다.
지구 궤도를 돌다가 다른 위성이나 우주선과 충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바르다는 이와 달리 위네바고 1호를 지구로 재진입시킬 계획이다.
그 안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과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인 리토나비르(ritonavir)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바르다는 원래 9월 7일 미국의 유타주 사막에 있는 군사기지에 위네바고 1호의 화물 캡슐을 낙하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발사 당시 정부로부터 지구 재진입 허가를 받지 못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9월 6일 안전 문제로 위네바고 1호의 지구 귀환을 불허했다.
지구 재진입 과정이 잘못됐을 때 다른 항공기나 지상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 확실하게 보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펙트럼지는 같은 제원을 가진 위네바고 2호의 안전 분석 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상 피해는 무시할 수준이라고 밝혔다.
위네바고 2호는 내년 발사 예정이다.
스펙트럼지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상황은 지구 재진입 과정에서 우주선이 화물이 든 캡슐을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발사하는 경우이다.
캡슐이 재진입 과정에서 엄청난 열에 파손되거나 낙하산이 일찍 펴지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안전 분석 문서에 첨부된 지도에는 멕시코 북부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거쳐 라스베이거스 근처까지 이르는 충돌 가능 위치가 표시됐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해도 예상 인명 피해는 1만4600분의 1로 계산됐다. 이는 나사가 요구하는 1만분의 1보다 낮은 수치라고 스팩트럼은 전했다.
바르다는 위네바고 1호가 내년 1월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고 본다.
착륙장인 유타 시험 침 훈련장(UTTR) 측이 내년 1월을 재진입 시점으로 제안했다는 것이다. 물론 FAA와 협의가 제대로 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바르다는 이번과 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호주 남부에 다른 착륙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미국보다 항공기 운항이나 인구밀집지역이 적어 안전 문제가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FAA는 호주에서도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 임무의 재진입을 여전히 규제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우주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바르다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델리안 아스파루호프(Delian Asparouhov)는 스펙트럼지에 “FAA가 더욱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상업적 우주 활동이 엄청나게 늘고 있는 것에 비해 FAA의 인력과 예산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미국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같은 우주 기업들도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스페이스X의 부사장은 “민간 우주 로켓 발사 허가를 위해서는 FAA의 상업용 우주사무소에 지금보다 최소 두 배의 자원이 필요하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