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원소 경쟁 가장 무거운 원소 제조법 미국이 찾았다
전 세계는 원소 경쟁 가장 무거운 원소 제조법 미국이 찾았다
주기율표에서 원소 번호 118번인 ‘오가네슘(원소 기호 Og)’이 가장 무거운 원소로 발견된 지 20여 년 만에 두 번째로 밀려날 전망이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가 가상으로만 존재했던 120번 원소 ‘운비닐륨(Ubn)’을 만들 방법을 찾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LBNL이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에서 열린 ‘뉴클리어 스트럭처 2024(Nuclear Structure 2024)’
콘퍼런스에서 티타늄 원자 빔을 사용해 원소 번호 116번 리버모륨(Lv)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티타늄은 빔 형태로 제어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다.
연구진은 티타늄을 섭씨 1650도로 가열해
증발시킨 뒤 마이크로파를 가해 빔 형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플루토늄(Pu)에 티타늄(Ti) 원자 빔을 광속의 10분의 1 속도로 충돌시켰다.
결과적으로 각각 양성자 22개, 94개를 가진 티타늄과 플루토늄이 합쳐져 양성자 116개를 가진 리버모륨을 얻었다.
재클린 게이츠 LBNL 연구원은 “원소가 무거울수록 안정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리버모륨도 형성 직후
빠르게 다른 원소로 붕괴했다”면서도 “이 발견이 통계적 우연일 가능성은 약 1조분의 1에 불과해 116번 원소를 만든 게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같은 방식으로 120번 원소 운비닐륨도 만들 수 있을 거라 본다.
운비닐륨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상의 원소로, 라듐 바로 밑에 있어 ‘에카-라듐’으로도 불린다.
에카(eka)는 산스크리트어에서 1을 의미한다.
주기율표에서 같은 족(세로 열)에 속하면서 다음 주기(가로 열)에 있다는 의미이다.
만약 LBNL 연구진이 운비닐륨을 합성하면 주기율표에서 가장 무거운 원소 자리에 오른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무거운 원소는 운비닐륨보다 양성자가 2개 적은 118번 원소 오가네손이다. 2002년 합성했다. 119번은 아직 만들지 못했다.
마이클 토에네센 미국 미시간주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기초 작업을 거쳐 운비닐륨 합성에 나서야 한다”며
“운비닐륨을 연구하면 초기 우주에서 희귀 원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운비닐륨과 같은 주기율표 8번째 줄의 무거운 원소들은 어떤 조건에서 안정적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BNL 연구진은 플루토늄보다 양성자가 4개 더 많은 캘리포늄(Cf)에 티타늄 빔을 쏴 운비닐륨을 합성할 계획이다.
목표는 2025년부터 합성을 시작하는 것이다.
라이너 크루켄 LBNL 핵과학부서 책임자는 “리버모륨을 만드는 데 22일이 걸렸는데, 운비닐륨을 합성하려면
그보다 10배는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도 “쉽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캘리포늄에 티타늄 빔을 쏘는 데에만 100~200일이 걸릴 거라 추정했다.
LBNL은 1936년부터 1976년까지 118개 원소 중 16개를 발견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는 독일, 일본, 러시아 연구진이 원소 12개를 발견하면서 미국이 밀려나는 듯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미국이 일명 ‘원소 경쟁’에 복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