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월드 유로파 바다에 생명체 만들 탄소 있다
오션월드 유로파 바다에 생명체 만들 탄소 있다
목성의 위성에 있는 지하 바다에 탄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탄소는 생명체의 필수 성분이라는 점에서 지구 밖에 또 다른 생명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제로니모 빌리누에바(Gerónimo Villanueva)
박사 연구진은 2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제임스 웹(James Webb) 우주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 유로파(Europa)의 표면에서 이산화탄소가 농축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미국과 유럽, 캐나다가 25년간 13조원을 들여 개발한 사상 최대 크기의 우주 망원경이다.
2021년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발사돼 이듬해 1월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관측 지점에 도착했다.
나사 연구진은 제임스 웹 카메라가 촬영한 유로파 표면 사진을 분석해 이산화탄소를 확인했다.
지하 바다에서 얼음 뚫고 나온 탄소
빌리누에바 박사는 “이번 발견은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제임스 웹이 근적외선 카메라로 유로파의 표면 얼음을 촬영한 사진을 근적외선 분광 장치로 분석했다.
빛을 파장별로 분석하면 표면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온도는 얼마인지 알아낼 수 있다.
연구진은 특히 이산화탄소 얼음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03년 나사의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Galileo)가 2003년 임무를 종료하기 직전 유로파를 지나면서 표면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탄소는 수소, 질소, 산소, 인, 황과 함께 생명체를 구성하는 6대 원소이다.
만약 유로파 표면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지하 바다에서 나온 것이라면 물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사이언스에 실린 두 번째 논문의 대표 저자인 미국 코넬대의 사만다 트럼보(Samantha Trumbo) 박사는
“탄소가 유로파 내부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유로파 밖에서 왔는지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에 실린 두 논문은 각각 따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다.
연구진은 모두 유로파에서 지형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카오스 지형’이라고 부르는 ‘타라 레지오(Tara Regio)’에서
강력한 이산화탄소 신호를 발견했다.
이곳은 지질학적으로 젊은 지형이다.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연구진은 표면 얼음이 갈라지면서 그 아래 바다와 물질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트럼보 박사는 “앞서 허블(Hubble) 우주망원경도 타라 레지오에서 바다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금을 발견했다”며 “같은 곳에 이산화탄소가 농축돼있다는 점에서 탄소가 내부 바다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2017년부터 타라 레지오에서 소금인 염화나트륨을 관측했다.
나사 과학자들은 얼음이 갈라진 곳으로 분출된 바닷물에 들어있던 소금이라고 추정했다.
태양계에서 바다 갖춘 오션 월드 1순위
유로파는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Enceladus)와 함께 태양계에서 바다를 간직한 ‘오션 월드(ocean world)’ 천체 1순위로 꼽힌다.
특히 다른 곳처럼 물을 살짝 얼린 슬러시나 얼음 상태가 아니라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충분한 온도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체가 탄생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1990년대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는 유로파를 지나면서 자기력이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전기가 통하는 액체가 있어야 자기력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