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강진 쓸고 간 日 노토반도 땅이 솟고 빛은 사라졌다
새해 벽두 강진 쓸고 간 日 노토반도 땅이 솟고 빛은 사라졌다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역은 일본을 지나는 유라시아판과 오호츠크판이 맞닿아 있고, 필리핀판과 태평양판이 인접해 있다.
진원 깊이는 10㎞로 얕은 편에 속해 피해가 컸다. 지난 1월 9일까지 여진이 계속 발생하면서 피해를 키웠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인명 피해만 사망자 232명, 부상자 1279명, 파괴된 주거지는 1만3060채에 달한다.
일본 지질학계에서는 올해 노토반도 지진이 이 지역에서 3000~4000년 간격으로 발생할 정도로 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다 신지(Shinji Toda) 일본 도호쿠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 지진으로 노토반도는 지반이 4m 융기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노토반도가 지진 영향으로 서쪽으로 1.3m 이동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5일 나라스페이스 어스페이퍼팀이 공개한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는 지진 전후로 해안선의 변화가 확인됐다.
또 지진 발생 지역의 빛의 세기를 측정해 피해 규모를 추정해볼 수 있었다.
노토반도 강진으로 발생한 지형과 생활의 변화를 위성영상으로 확인한 결과는 어떨까.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건 지반 융기가 발생한 노토반도 해안선이다.
나라스페이스 어스페이퍼팀은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센티널-1(Sentinel-1) 관측 영상에 자체 개발한 해안선 추출 기술을 적용했다.
해안선 분석 결과, 노토반도 북부 미나즈키만 인근은 지진 전후로 해안선 길이가 1389m 늘었다.
특히 해안선 길이 499㎞ 가운데 18.3%에 해당하는 91.3㎞가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
지진 발생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30일 미나즈키만 인근의 육지 면적은 83.3㎢였는데, 지난달 18일엔 1.4㎢ 늘어난 84.7㎢로 나타났다.
지진으로 국토 면적이 늘어났다고 좋은 건 아니다.
지진으로 지형이 바뀐 지역의 지각에는 응력이 쌓인다.
지반이 늘어나고 깨진 상태로 남아있는데, 약한 지진파에도 큰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
주요 지진대와 화산대 활동이 겹쳐서 발생하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일본은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일본 지질학계에서 노토반도 지진이 앞으로 더 많은 지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공간 해상도 0.5m 성능을 보유한 프랑스의 고해상도 위성 플레이아데스(Pleiades)로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시가지를 포착해보니 지반이 약해진 징후가 나타났다.
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와지마시 카와하라타강에는 지반이 약해져 흘러든 대량의 토사가 바다로 흘러가고 있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하고 3주가 흐른 지난달 22일에도 이시카와현 대부분을 토사 재해 위험 ‘주의’ 단계를 유지했다.
카와하라타강 오른편에 있는 관광명소 ‘와지마 아사이치(朝市·아침 시장)’는 강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와지마 아사이치는 오래된 가옥이 길게 늘어서 문화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프랑스 위성기업 에어버스DS의 CNES로 살펴본 결과, 와지마 아사이치의 5만2099㎡(1만5759평)가 전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