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계절 기후 변화 절리저기압의 빈도와 강도 증가
사계절 기후 변화 절리저기압의 빈도와 강도 증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 동부 지역에서는 벚꽃이 만개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눈이 내리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서울에서는 1907년 이후 가장 늦은 눈이 관측되었고, 강원 산지에는 3~8㎝의 눈이 쌓였습니다.
기상청과 과학계에 따르면, 이번 눈의 원인은 절리저기압입니다.
이는 제트기류의 일부가 끊기면서 저기압이 남하하고 고립돼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상과 상층 간의 기온 차를 극대화해 대기를 매우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비와 눈, 돌풍, 우박 등 다양한 기상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절리저기압은 자연적인 대기 현상으로 지구온난화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절리저기압의 발생 시기와 위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베게너 센터 연구진은 올해 2월 절리저기압의 계절성과 지리적 분포에 기후 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18개의 기후 모델 데이터를 분석해 절리저기압의 경로와 발생 강도를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기후 변화를 통해 절리저기압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더글러스 마라운 연구원은 북위 40도 이상의 동아시아 지역에서 절리저기압이 예전보다 더 자주
이른 시기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며, 캐나다, 북유럽, 시베리아, 중국 등은 봄철 집중호우와 장기간 강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상이변 사례들은 절리저기압의 존재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장마 기간 동안 절리저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9개 지역에서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서울, 인천, 수원에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의 11월 눈이 내렸습니다.
서울에 하루 동안 쌓인 28.6㎝의 눈은 역사상 가장 많은 양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절리저기압이 찬 공기를 머금으며 서해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만나 폭발적인 눈구름을 형성한 결과입니다.
작년 한반도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 평균보다 1.3도 높은 18.6도로 기록되었습니다.
특히 9월에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2도 높아지는 등 고온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해수면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대기로 공급되어 강수량과 폭설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마라운 연구원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재난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홍수 방어 인프라와 조기경보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생태 복원과 같은 구조적 대응뿐 아니라 기후 변화에 기반한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