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충돌 무색의 다이아몬드를 핑크빛으로 바꿨다
대륙 충돌 무색의 다이아몬드를 핑크빛으로 바꿨다
호주 과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다이아몬드로 알려진 핑크 다이아몬드는
초대륙 ‘누나(Nuna)’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핑크 다이아몬드는 처음에는 일반 다이아몬드처럼 색이 없었지만,
대륙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반사되면서 분홍빛을 띠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서부 커틴대의 휴고 올리어룩 연구팀은 19일(현지 시각) 호주 서부에서 나온 핑크 다이아몬드는
약 13억 년 전 초대륙 누나(Nuna)가 분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고,
처음에는 무색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지질학자들은 수십억 년 동안 지구상에 초대륙이 3~4개 존재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누나’라는 이름의 초대륙은 남북으로 1만2900km, 너비는 4800km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누나는 콜롬비아(Columbia) 초대륙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18억 년 전에는 누나(Nuna)가 존재했고, 약 10억 년 전에는 ‘로디니아(Rodinia)’,
3억 년 전에는 ‘판게아(Pangaea)’라고 불리는 초대륙이 각각 존재했지만 판 구조에 변화가 일어나고
판이 계속 이동하면서 현재와 같은 여러 대륙으로 갈라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핑크 다이아몬드는 일반 다이아몬드처럼 지하 150km 밑에서 형성됐고, 처음에는 무색이었다.
그러다가 약 18억5000만년 전, 현재 호주 북부와 서부 지역을 형성하고 있던 두 개의
대륙이 분열돼 누나라는 초대륙으로 합쳐지면서 분홍색으로 변했다.
논문 제1 저자인 휴고 올리어룩은 “두 대륙이 누나 초대륙으로 합쳐질 때 대륙 간 충돌이 발생했는데,
이 충돌로 인해 다이아몬드의 결정 구조가 변형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빛을 다르게 반사하면서 분홍색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핑크 다이아몬드의 90% 이상이 서호주 킴벌리 지역 아가일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나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1983년 채굴을 시작한 아가일 광산은 가장 값비싼
다이아몬드인 핑크 다이아몬드의 90%가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가일 광산은 2020년 가동을 멈췄다.
연구진은 핑크 다이아몬드가 언제 어떻게 지표면으로 솟아올랐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아가일 광산에서
다이아몬드가 함유된 암석 샘플을 분석했다.
이들은 방사성 측정법을 사용해 주변 암석을 연대 측정했고, 핑크 다이아몬드가 13억1000만년 전에서
12억5000만년 전에 지표면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올리어룩은 “이는 누나가 더 작은 대륙으로 분열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면서 “또한 두 대륙이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라고 말했다.
미국보석학회(GIA)에 제출되는 모든 다이아몬드 가운데 유색 다이아몬드로 분류되는 것은 3% 미만이다.
이 가운데 핑크 다이아몬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가장 희귀한 다이아몬드로 알려져 있고, 그만큼 값도 비싸다.
올해 경매에 나온 10.57캐럿짜리 핑크 다이아몬드는 추정가가 3500만 달러(약 465억원)에 이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