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륙 지나는 세기의 개기일식 골든타임은 단 4분
美 대륙 지나는 세기의 개기일식 골든타임은 단 4분
‘세기의 우주쇼’로 불리는 개기일식을 앞두고 북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이번 개기일식은 미국의 여러 대도시를 가로지르며 진행되기 때문에 여느 때보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개기일식의 지속 시간도 길어서 천문학계도 모처럼 찾아온 ‘태양 관측’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개기일식은 지구와 달, 태양이 일직선으로 정렬하면서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
개기일식은 보통 18개월에 한 번씩 나타나지만, 이번처럼 대도시를 가로지르면서 나타나는 개기일식은 생각보다 보기 쉽지 않다.
이번 개기일식은 북미와 뉴질랜드 사이 중간 지점인 태평양에서 시작된다.
현지 시각으로 8일 오전 8시 42분에 멕시코 서해안에서부터 볼 수 있고, 부분 일식으로 시작해 달이 점점 더 많은 태양을 가리게 된다.
완전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건 멕시코 현지 시각 기준으로 오전 9시 38분이다.
태양과 달이 하늘을 가로질러서 이동하는 경로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데, 이번 개기일식은 미국을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면서 진행된다.
텍사스주에서 메인 주까지 미국의 13개 주를 지나서 캐나다 온타리오 남부로 넘어가면서 육지에서 볼 수 있는 개기일식은 마무리된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 16분에 태양이 평소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개기일식 경로에 있는 미국 도시의 인구만 3100만명에 달한다.
뉴욕을 비롯해 미국을 대표하는 중부와 동부 도시 상당수가 개기일식 경로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크다.
미국에서는 수백 개의 학교가 휴교령을 내렸고, 개기일식 관측을 위한 과학 수업을 편성한 학교도 많다.
여러 주정부가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특수 안경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고,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지역의 현지 당국은 비상사태도 선포했다.
개기일식 당일 1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미국 델타항공은 텍사스와 미시간을 오가는 특별편을 편성했는데, 하늘 위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노선을 짰다.
개기일식의 지속 시간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이번 개기일식 때는 4분 안팎 정도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마다 지속 시간이 다른 이유는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의 궤도와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궤도가 완벽하게 원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 천체 사이의 거리가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개기일식의 지속 시간도 달라진다.
조경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개기일식 지속 시간은 보통 2~3분 정도인데 이번에는 4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 시간에 따라 태양을 관측하면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번처럼 긴 개기일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천문학계는 개기일식을 앞두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기일식은 태양의 바깥층인 코로나를 측정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코로나는 태양의 자기장이 하전 입자에 작용해 복잡한 모양을 형성하는 곳인데, 이 코로나를 이해할 수 있으면 태양풍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태양풍은 아름다운 오로라를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우주비행이나 위성, 전력망에 치명적인 오류를 일으킬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다.
코로나의 중요성에 비해 아직까지 코로나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태양의 표면 온도가 섭씨 6000도 정도인데 비해 코로나의 온도는 수백만 도까지 올라간다.
왜 태양 표면보다 코로나가 더 뜨거운 지 과학자들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태양풍의 속도도 태양 주변보다 지구 주변에서 더 빠른데 태양풍을 가속하는 무언가의 정체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