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탐사선 50억㎞ 날아서 가져온 소행성 시료
日 탐사선 50억㎞ 날아서 가져온 소행성 시료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이 소행성 류구에서 가져온 시료가 지구에 떨어진 운석 가운데
가장 순수하다고 알려진 운석과 성분 등에서 꽤 차이가 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지구에 떨어진 운석이 소행성의 고향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그 구성 물질을 추정했는데,
이번 연구로 소행성 분석법엔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확인됐다.
일본 도호쿠대 지구과학과 연구팀을 중심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소행성 류구 시료와 지구로 떨어진 운석 CI 콘드라이트를 ‘가시-근적외선(VisNIR)’
분광법으로 비교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7일 발표했다.
연구에 활용된 시료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14년 발사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탄소질의 C형
소행성 류구를 탐사하면서 표면에서 가져온 약 5.4g의 먼지와 작은 돌이다.
하야부사2는 발사 4년 뒤인 2018년 소행성 류구에 도착해 2020년 12월 시료를 가지고 지구로 귀환했다. 6년에 걸쳐 50억㎞에 이르는 여정이다.
연구팀이 류구 시료와 비교한 것은 CI 콘드라이트라는 운석이다.
지난 1938년 탄자니아 이부나(Ivuna) 지역에 떨어진 무게 700g의 운석으로,
지구 표면에 떨어진 6만개 이상의 운석 중 불타지 않고 지상에 남은 것은 9개뿐일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
특히 태양 표면과 화학적 구성이 유사해 태양계 생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앞서 류구 시료 분석 결과를 먼저 발표한 도쿄대 연구팀은 지난해 류구가 CI 콘드라이트와 구성 성분이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CI 콘드라이트는 칼슘에 비해 나트륨과 황 같은 무거운 원소의 비율이 높은데, 류구에서 채취한 시료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류구는 태양계 형성이 시작되고 500만년 정도밖에 안 된 시점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CI 콘드라이트도 류구와 모천체가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연구팀이 이번에 내놓은 연구결과는 류구 시료와 CI 콘드라이트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Vis-NIR) 분광법으로 살펴본 결과, 류구 시료는 CI 콘드라이트보다 가시광선 반사율이 낮고,
파장 흡수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CI 콘드라이트가 류구 시료보다 물과 철, 규산염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원인은 류구 시료와 CI 콘드라이트가 채취된 장소다.
소행성 탐사선이 우주에서 채취한 류구 시료와 달리 CI 콘드라이트는 지구에 떨어진 뒤 오랜 세월 동안 날씨의 영향을 받았다.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화 작용이 일어나 철과 규산염, 황산염 함유량이 커졌다.
또 주기적으로 내리는 비 때문에 수분을 머금게 됐다.
그동안 CI 콘드라이트는 태양 표면과 가장 유사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CI 콘드라이트도 일종의 ‘지구화’가 진행된 탓에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기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류구 시료는 섭씨 300도에서 100시간 동안 진공에서 가열한 CI 콘드라이트와 스펙트럼이 가장 유사했다.
CI 콘드라이트를 가열하자 규산염의 철과 황산염이 감소했고, 물도 대부분 증발했는데,
가열한 CI 콘드라이트의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스펙트럼이 류구 시료와 비슷했다.
다만 연구팀은 가열 실험 환경이 소행성 환경과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